필리핀 최대 외식 기업 졸리비 푸즈(Jollibee Foods Corp, JFC)가 한국 무한리필 샤브샤브 브랜드 샤브올데이를 약 1200억원에 인수했다. 2024년 컴포즈커피를 4700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불과 1년여 만에 또 하나의 K-외식 브랜드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한 것이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브랜드 하나를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다. 졸리비가 한국 시장을 아시아 외식 사업의 전략적 거점으로 설정하고, 커피에서 외식까지 카테고리를 체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신호다. 전 세계 1만 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아시아 최대 외식 그룹이 왜 유독 한국 브랜드에 집중하는지, 그 배경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글에서는 샤브올데이 인수의 구체적 조건과 배경, 졸리비의 K-브랜드 인수 연대기, 그리고 한국 외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핵심 정보를 정리했다.

샤브올데이 인수 조건과 거래 구조
2026년 2월 17일, 필리핀 현지 매체 필스타(Philstar)와 원뉴스(One News) 보도에 따르면 졸리비 그룹은 한국 자회사 졸리-K(Jolli-K Co. Ltd.)를 통해 올데이프레시(All Day Fresh Co. Ltd.) 지분 100%를 약 8700만 달러(한화 약 1200억원)에 인수하는 확정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일은 2월 13일이다.
졸리-K의 지분 구조는 JFC가 70%, 전략적 파트너인 사모펀드 엘리베이션 에쿼티 파트너스 코리아가 30%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2024년 컴포즈커피 인수 당시와 동일하다. 졸리비가 의사결정권을 갖되, 한국 시장에 정통한 로컬 파트너와 협력하는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 항목 | 내용 |
|---|---|
| 인수 대상 | 올데이프레시(All Day Fresh Co. Ltd.) 지분 100% |
| 인수 주체 | 졸리-K(Jolli-K Co. Ltd.) |
| 인수 금액 | 약 8700만 달러(한화 약 1200억원) |
| JFC 지분율 | 졸리-K 내 70% |
| 전략적 파트너 | 엘리베이션 에쿼티 파트너스 코리아(30%) |
| 계약 체결일 | 2026년 2월 13일 |
토니 탄 칵티웅 JFC 회장은 "컴포즈커피에 이어 이번 인수는 고품질이면서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확보하려는 JFC의 전략적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엘리베이션 에쿼티 파트너스 코리아는 컴포즈커피 인수 당시에도 25% 지분을 보유한 전략적 파트너였다. 졸리비의 한국 내 M&A에서 핵심 딜 파트너 역할을 지속하고 있으며, 한국 외식 시장에 대한 현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샤브올데이는 어떤 브랜드인가
샤브올데이는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의 계열사 올데이프레시가 2023년 7월에 론칭한 프리미엄 무한리필 샤브샤브 브랜드다. '호텔식 샤브뷔페'를 콘셉트로 소고기 샤브샤브와 샐러드 바, 한식, 중식, 일식 등 30여 가지 이상의 요리를 동시에 제공한다.
론칭 이후 빠른 속도로 가맹점을 확장했으며, 2025년 1월 기준 전국 16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연간 매출은 약 3900억원, 매장당 평균 매출은 약 33억원으로 무한리필 샤브샤브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데이프레시의 2024년 기준 자체 매출액은 539억원, 영업이익은 137억원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
샤브올데이는 이전에 리딩에이스캐피탈이 약 2800억원 규모로 명륜당, 올데이프레시, 육류 도매업체 펜플을 통합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이번 졸리비 인수는 올데이프레시 단독 거래로, 명륜당(명륜진사갈비 운영사)은 포함되지 않았다.
졸리비의 K-브랜드 인수 연대기
졸리비 그룹의 한국 브랜드 인수는 단발성이 아니라 체계적인 전략 아래 이루어지고 있다. 커피, 치킨, 샤브샤브까지 카테고리를 넓히며 한국 외식 시장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2019년: 커피빈(Coffee Bean & Tea Leaf) 인수
졸리비는 2019년 글로벌 커피 브랜드 커피빈앤티리프의 80% 지분을 약 3.5억 달러에 인수하고, 2020년 100% 인수를 완료했다.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를 확보하며 커피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2024년 7월: 컴포즈커피 인수
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3위인 컴포즈커피의 전체 지분을 약 4700억원(3억 4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졸리비 월드와이드가 지분 70%를 2억 3800만 달러에, 타이탄 펀드 II가 5%, 엘리베이션 에쿼티 파트너스가 25%를 각각 인수하는 구조였다. 컴포즈커피는 현재 국내 3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졸리비 인수 후 18개월 만에 1000개 매장을 추가 확장했다.
2025년 6 - 9월: 노랑통닭 인수 시도 및 무산
2025년 6월, 졸리비는 치킨 프랜차이즈 노랑통닭 운영사 노랑푸드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매각 희망가는 2000억원대였으나, 졸리비 측은 1000억원 초반대를 제시하면서 가격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2025년 9월 인수가 최종 무산됐다. 노랑통닭의 폐점률 상승과 점포당 매출 감소가 졸리비 측의 가치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026년 2월: 샤브올데이 인수
노랑통닭 인수 무산 이후 약 5개월 만에 졸리비는 샤브올데이로 눈을 돌렸다. 매장당 평균 매출 33억원이라는 높은 수익성과 빠른 성장세가 결정적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 인수 대상 | 인수 시기 | 인수 금액 | 카테고리 | 결과 |
|---|---|---|---|---|
| 커피빈앤티리프 | 2019 - 2020년 | 약 3.5억 달러 | 프리미엄 커피 | 완료 |
| 컴포즈커피 | 2024년 7월 | 약 4700억원 | 저가 커피 | 완료 |
| 노랑통닭 | 2025년 6 - 9월 | 1000 - 2000억원대 | 치킨 | 무산 |
| 샤브올데이 | 2026년 2월 | 약 1200억원 | 무한리필 샤브샤브 | 완료 |
졸리비는 커피 시장에서 프리미엄(커피빈)과 대중(컴포즈커피) 양쪽을 동시에 장악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샤브올데이 인수로 이 전략이 커피를 넘어 외식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졸리비가 K-브랜드에 집중하는 이유
졸리비 푸즈는 필리핀에서 맥도날드를 누른 '국민 패스트푸드' 기업이다. 전 세계 1만 341개 매장(필리핀 3504개, 해외 6837개)을 운영하며, 2025년 4분기 시스템 매출 1223억 페소(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시스템 매출 성장률은 16.6%에 달한다.
이런 글로벌 외식 공룡이 한국 브랜드에 집중하는 데에는 몇 가지 구조적 이유가 있다.
첫째, K-브랜드의 아시아 확장 가능성이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외식 브랜드는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인지도와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다. 졸리비는 한국 브랜드를 인수한 뒤 자사의 동남아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해 역수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JFC는 컴포즈커피를 2026년 내 필리핀 시장에 론칭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계열사 프레시 앤 페이머스 푸즈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둘째, 한국 프랜차이즈의 검증된 운영 모델이다. 컴포즈커피는 자체 로스팅 설비와 무차입 경영으로 효율적인 비용 구조를 갖추고 있고, 샤브올데이는 론칭 1년 반 만에 169개 매장으로 확장하면서도 매장 80% 이상이 흑자 운영을 기록하는 수익 모델을 입증했다.
셋째, 해외 사업 비중 확대라는 그룹 전략이다. JFC는 해외 사업이 현금 마진의 약 40%를 기여하고 있으며, 해외 매장 수(6837개)가 필리핀 내 매장 수(3504개)를 이미 크게 넘어섰다. 한국은 단순한 진출 대상이 아니라 아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 교두보인 셈이다.
졸리비의 공격적인 K-브랜드 인수가 모든 한국 외식 브랜드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노랑통닭 사례에서 보듯 실사 후 가치 평가가 크게 낮아질 수 있으며,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폐점률이 높은 브랜드는 인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졸리비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브랜드만 엄선하고 있다.
한국 외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
졸리비의 연이은 한국 브랜드 인수는 국내 외식 시장의 M&A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기존에 국내 사모펀드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프랜차이즈 인수 시장에 글로벌 외식 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된 것이다.
컴포즈커피는 졸리비 인수 후 매장 확장 속도가 더 빨라졌다. 인수 당시 약 2600개였던 매장이 2025년 9월 기준 3000개를 돌파하며, 졸리비의 자금력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성장 동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샤브올데이 역시 졸리비의 품에 안기면서 해외 진출 가능성이 열렸다. 무한리필 샤브샤브라는 콘셉트는 동남아시아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모델이며, 졸리비의 현지 인프라를 활용하면 한국 내 성장에 더해 글로벌 확장까지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외국 기업의 경영권 인수가 가져올 변화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본사의 운영 방침 변화, 가맹 조건 조정, 브랜드 정체성 변화 등이 가맹점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졸리비는 컴포즈커피 인수 후에도 창업자 양재석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기존 운영 구조를 크게 변경하지 않았다. 이번 샤브올데이 인수에서도 유사한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졸리비는 브랜드 운영 독립성을 보장하면서 자금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전략적 투자자' 역할에 집중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졸리비의 K-외식 쇼핑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커피(컴포즈커피)와 외식(샤브올데이)에 이어 추가적인 한국 브랜드 인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글로벌 외식 기업의 관심이 K-외식 브랜드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졸리비 그룹의 행보는 한국 외식 산업이 글로벌 M&A 시장에서 주목받는 투자처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앞으로 어떤 K-브랜드가 다음 타깃이 될지, 그리고 인수된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가 업계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