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첫 천만 감독에 오른 장항준. 그런데 업계에서 그를 소개할 때 종종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김은희 작가의 남편'이다. '시그널', '킹덤', '악귀' 등 한국 장르 드라마의 계보를 새로 쓴 김은희 작가는 장항준 감독의 아내이자, 한국 드라마계를 대표하는 스타 작가 중 한 명이다.
흥미로운 것은 김은희 작가가 처음부터 드라마 작가를 꿈꾼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결혼 전에는 방송사 예능국 보조작가로 일했고, 드라마를 쓰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본인이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억대 연봉의 스타 작가가 됐을까.
이 글에서는 김은희 작가의 커리어 전환 과정, 장항준 감독이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두 사람의 수입 구조와 업계 위상을 구체적인 데이터와 함께 다룬다.
김은희 작가 프로필, 예능 보조작가에서 장르물의 대가로
김은희 작가는 1972년 서울 출생으로, 수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사회생활의 첫발은 방송사 예능국 보조작가였다. 이 시기에 그는 드라마 각본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있었고, 본인 스스로도 드라마를 쓰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다.
전환점은 1998년 영화감독 장항준과의 결혼이었다. 당시 장항준은 영화 시나리오를 종이에 손글씨로 작성했는데, 타이핑에 서툰 남편을 대신해 김은희가 컴퓨터 워드로 원고를 옮겨주는 조수 역할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시나리오 구조와 이야기 만들기에 점차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한다.
2006년 영화 '그해 여름'으로 시나리오 작가 데뷔를 했지만, 본격적인 드라마 각본가 활동은 2010년 tvN '위기일발 풍년빌라'부터다. 만 38세, 결혼 12년 차에 드라마 작가로서 첫걸음을 뗀 셈이다.
| 항목 | 내용 |
|---|---|
| 본명 | 김은희(金銀姬) |
| 출생 | 1972년 1월 7일(54세) |
| 학력 | 수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
| 배우자 | 장항준 감독(1998년 결혼) |
| 자녀 | 딸 장윤서(2006년생) |
| 데뷔 | 2006년 영화 '그해 여름' 각본 |
| 드라마 데뷔 | 2010년 tvN '위기일발 풍년빌라' |
| 소속사 | 미디어랩 시소 |
** 김은희 작가의 경력 전환 스토리는 "늦은 출발도 방향이 맞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결혼 전 예능 보조작가라는 이력이 오히려 대중의 취향과 호흡을 읽는 감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은희 작가 대표작과 커리어 성과, 싸인에서 킹덤까지
김은희 작가가 단숨에 업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11년 SBS '싸인'부터다. 법의학을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20.6%를 기록하며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전문 장르물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후 '유령'(2012), '쓰리 데이즈'(2014)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장르물의 대가'라는 타이틀을 확립했다.
2016년 tvN '시그널'은 김은희 작가의 위상을 결정적으로 바꾼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무전기라는 독창적 설정, 미제 사건을 추적하는 탄탄한 서사로 최고 시청률 13.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 작품으로 제52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극본상,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한국 최고 드라마 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2019년에는 넷플릭스 최초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 1의 각본을 맡아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되는 작품을 집필했다. 조선 시대 좀비라는 파격적 소재를 통해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이 작품은 시즌 2, 스핀오프 '아신전'까지 제작되며 김은희 작가를 국제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 작품명 | 연도 | 방송사/플랫폼 | 장르 | 주요 성과 |
|---|---|---|---|---|
| 위기일발 풍년빌라 | 2010 | tvN | 코미디 | 드라마 데뷔작 |
| 싸인 | 2011 | SBS | 법의학 스릴러 | 최고 시청률 20.6% |
| 유령 | 2012 | SBS | 사이버 수사 | 시청률 15%대 |
| 쓰리 데이즈 | 2014 | SBS | 정치 스릴러 | 시청률 13%대 |
| 시그널 | 2016 | tvN | 미스터리 범죄 | 백상 극본상, 대통령 표창 |
| 킹덤 시즌 1-2 | 2019-2020 | 넷플릭스 | 사극 좀비 | 넷플릭스 최초 한국 오리지널 |
| 킹덤: 아신전 | 2021 | 넷플릭스 | 사극 좀비 | 스핀오프 |
| 지리산 | 2021 | tvN | 미스터리 | 시청률 10%대 |
| 악귀 | 2023 | SBS | 오컬트 | 한국방송대상 작가상 |
** '회당 원고료 25억 원'이라는 수치가 온라인에서 회자되고 있는데, 이는 장항준 감독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농담으로 한 말이다. 장항준은 해당 발언 직후 "거짓말이야"라고 즉시 정정했다. 업계에서 스타 작가의 실제 회당 원고료는 3,000만 - 1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장항준이 김은희 작가를 만들었다? 남편의 역할과 진실
"장항준 감독이 김은희 작가를 만들었다"는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 이 말에는 일정 부분 사실이 담겨 있지만, 과장된 측면도 있다.
사실에 해당하는 부분은 이렇다. 김은희 작가는 결혼 전 드라마 작가를 전혀 꿈꾸지 않았다. 남편 장항준의 시나리오를 타이핑하는 과정에서 창작에 흥미를 갖게 됐고,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시나리오를 공부하며 역량을 키웠다. 장항준 감독은 아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뒷바라지했고, 결혼 초기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시절에도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하지만 김은희 작가의 성공을 온전히 장항준의 공으로 돌리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는 방송사 예능 작가 출신으로, 글쓰기 자체가 생소한 사람은 아니었다. 대중의 취향을 읽는 감각은 예능 작가 시절에 이미 체화된 것이었고, 법의학, 사이버 범죄, 시간 여행, 좀비 등 남다른 소재를 발굴하고 구조화하는 능력은 김은희 작가 자신의 고유한 재능이다.
두 사람의 관계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것은 장항준 감독 본인의 말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아내를 "세계적 거장"이라 칭하며 자신은 "소장 정도"라고 농담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부인을 잘 만났다고 주변에서 부러워한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기도 했다.
**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는 서로의 작품에 조언자 역할을 한다. 장항준은 '왕과 사는 남자' 연출을 결정할 때 김은희 작가에게 "할까 말까"를 물었고, 김은희 작가는 "잘될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 영화는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김은희 작가 수입과 연봉, 부부의 수입 격차는 얼마나 될까
김은희 작가의 수입은 정확한 공개 자료가 없지만, 여러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윤곽이 잡힌다. 2021년 기준으로 2010년부터 원고료만 최소 93억 6,000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으며, 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7억 - 8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의 글로벌 계약, 재방료, 해외 판권 수익 등을 포함하면 실제 수입은 이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있다. 장항준 감독은 과거 한 예능에서 "작가 재방료만 억대"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장항준 감독의 수입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왕과 사는 남자' 이전 그의 최고 흥행작은 '기억의 밤'(2017, 138만 관객)이었고, '리바운드'(2023, 69만 관객) 등 안정적인 작품 활동은 이어갔지만 대형 흥행작은 없었다.
부부 사이의 수입 격차가 커지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장항준은 "원래 부부 돈 관리를 제가 도맡아 했는데, 아내 수입이 커지면서 세무사가 통장을 분리해야 한다고 했다"며 "그 순간 '다 내 돈이 아니었구나'를 깨달았다"고 웃으며 밝힌 적이 있다.
| 비교 항목 | 김은희 작가 | 장항준 감독 |
|---|---|---|
| 주요 수입원 | 드라마 원고료, 재방료, 해외 판권 | 영화 연출료, 예능 출연료, 교수 급여 |
| 추정 연봉(2021년 기준) | 7억 - 8억 원(원고료 기준) | 비공개(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짐) |
| 누적 원고료(2010 - 2021) | 최소 93억 6,000만 원 추정 | 해당 없음 |
| 업계 위상 | 한국 3대 스타 작가(김은숙, 박지은, 김은희) | 코미디 영화 감독 → 천만 감독(2026) |
| 대표 수상 | 백상 극본상, 대통령 표창, 한국방송대상 | 왕과 사는 남자 천만 돌파(2026) |
** 한국 드라마 업계에서 스타 작가의 회당 원고료는 김은숙 작가가 1억 원 이상으로 최상위에 위치하며, 김은희, 박지은 작가 등이 그 뒤를 잇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작가협회에 따르면 드라마 작가의 평균 연봉은 약 3,616만 원이지만, 상위 스타 작가와 하위 작가 사이의 수입 격차는 수십 배에 달한다.
** 김은희 작가의 수입 관련 수치는 매체 보도와 추정치를 기반으로 하며, 공식적으로 확인된 금액이 아니다.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과의 계약 조건은 비공개가 원칙이므로 실제 수입은 알려진 것보다 높거나 낮을 수 있다.
2026년 장항준-김은희 부부, 동반 전성기의 시작
2026년은 장항준-김은희 부부에게 특별한 해가 되고 있다. 장항준 감독은 '왕과 사는 남자'로 생애 첫 천만 영화를 달성했고, 김은희 작가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그널' 시즌 2(두 번째 시그널) 방영을 앞두고 있다.
장항준 감독의 천만 달성은 단순한 흥행 성과를 넘어, 이 부부의 커리어 궤적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아내가 더 잘나간다"는 이야기가 따라다녔지만, 이제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최정상의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예능 보조작가에서 억대 연봉의 스타 드라마 작가로, 장항준 감독의 시나리오를 타이핑하던 아내에서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의 각본가로. 김은희 작가의 커리어 전환은 한국 콘텐츠 업계에서 가장 극적인 성공 스토리 중 하나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아내의 재능을 알아보고, 창작 환경을 만들어주고, 끝까지 응원한 남편 장항준이 있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재능과 환경, 파트너십과 시간이 맞물렸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사례다. 장항준-김은희 부부의 다음 작품이 궁금하다면, 각자의 필모그래피를 따라가며 그 궤적을 직접 확인해보는 것을 권한다.